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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육아

옛날 2G 핸드폰 사용 후기

스마트폰을 버리고, 옛날 2G 핸드폰으로 바꾸고 난후, 달라진 점을 남겨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사용에 있어서는 만족 vs 불만족을 따진다면, 매우 만족이다.  좀 더 일찍 바꿔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장점

 

1. 크기도 작고, 손에 쏙 들어와서 나름 애착이 가는 물건이 되었다. 귀여움 마저 느낀다.   

 

2. 아침, 저녁으로 계속 내 핸드폰 위치 파악에 집중되어 있었던 아이들의  안테나가 이제는 작동하지 않는다.  6살된 딸조차도..가장 큰 성과 중 하나이다. 심지어, 나조차도 벨이 울리기 전까지는 관심이 없다.....전화가 올때만 받을 뿐.. 전화기로서의 기능만 한다. 

 

3.  아들 덕에, 나도 스마트 폰 중독에서 벗어난듯 하다.  심심하면 그냥 의미없이 보고 있던 스마트 폰 화면에서, 이제는 영어 단어책이나, 다른 책들로 손이 간다.  아니 손이 갈 수 밖에 없다. 달리, 할 일이 없다. 갑자기 활용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많아 졌다. 

 

4. 잠을 푹 자게 되었다.  이제까지 갱년기 증상으로만 생각했던 불면증이 스마트 폰 중독에 의한 것임을 새로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항상 스마트 폰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자다 깨면 자동적으로 스마트 폰을 열어보고, 그러다 보니 설잠을 자게 되고, 수면의 질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런데, 2G로 바꾸고 난 후 꿀잠을 잔다.  2G는 인터넷이 안된다.  감사한 마음까지 든다. 

**혹시라도 불면증이 있으신 분은 핸드폰을 바꿔보세요. 불면증의 원인이 핸드폰일 수 있습니다. 

 

5. 카카오 톡이나, Whatsapp 메신저로 연락이 많이 되어서, 이 기능때문에, 스마트 폰을 포기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의 경우도, 옛날 핸드폰으로 바꾸기전 제일 걱정되는 일중 하나였고)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중요한 연락은 메신저로 안온다. 정말 긴급이거나, 급한 용무는 전화가 오고, 은행 업무도 SMS 메세지로 오고... 바꿔보니, 메신저의 수갑에서 자유로워 졌다는 느낌마저 든다.  "필요하면 전화하세요~ "하고, 한마디만 남겨라.  요즘은 진짜 꼭 필요해야 전화하지 왠만하면 사람들이 전화도 안한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메신저의 메세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6. 허송세월 보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났다.  나의 경우, 인터넷 쇼핑과, 페이스북, 다음에서 뉴스를 자주 보곤 했는데, 그냥 의미 없이 계속 본 걸 또 보고 했던적이 많다. 그러다 보면, 의미 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꽤 된다.  내일부터는 안봐야지 하다가도 또 정주행... 아들 때문에 바꾸었지만, 결국은 나에게도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7. 손쉽게 누르면, 집앞까지 배달되는 인터넷 쇼핑을 적게 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필요없어도, 심심하다가 들여다본 인터넷 광고에서 괜찮은 물건이 있으면, 많이 생각 안하고 주문을 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주문을 할 수 없으니, 꼭 필요한 물건을 적어두고 몇번 생각했다가, 컴퓨터를 켰을때 주문한다.  이 단계만 거쳐도, 소비가 많이 줄어든다. 

 

단점.

1. 밖에 가지고 나갔을때, 특히 전화를 걸거나 받을때, 조금 얼굴팔림을 느끼기도 한다. ^^' 아는 사람들은 상관이 없는데, 마켓이나 처음 만난 사람들 앞에서.... 아주 쬐끔.... 가끔, 어린이들이 내 전화를 무시하기도 한다.  

 

2. 인터넷과 카메라 기능이 없기 때문에, 가끔 놓치기 싫은 장면을 찍지 못할때가 있다. 그래서, 예전에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를 다시 꺼냈다.  애들이 신기해 한다. 우리 애들에게 선물로 줬더니, 좋아서 여기저기 찍고 다니고 행복해 한다.  나름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나름 괜찮은 거 같다. 

 

3. 현재는 재택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에 큰 문제가 없다.  집의 컴퓨터를 이용하면 되니까.  9월부터 대면 수업이 시작되는데, 그때는 조금 불편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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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장점과 단점을 적어봤는데,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것 같다.   아직까지는 매우 만족이다.

 

나도 모르게, 인터넷 중독이 심각했던 모양이다. 

 

자기 자신의 인터넷 중독의 모르고, 남 걱정만 한 꼴이다.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 고마워.. 아들 덕뿐에, 엄마가 이젠 잠도 잘 자고, 쓸데없이 시간도 안보내게 되었네~ 울 아들 없었음 엄마는 이것도 몰랐을 거야. 땡큐~" 했더니.. `웃는다`... 어쩔 줄 모르겠다는 미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스마트폰 중독.... 자녀들에게만 다그치지 말고, 함께 벗어나려고 노력해 봐요....

 

어쩜 자녀들보다 당신 자신이 더 중독일 수도 있어요.... 저처럼..

 

2021년 8월에 산 새로운 옛날 2G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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